1. 인사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가을의 정취를 느껴보기도 전에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오고, 수많은 분들이 애쓰심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상황이 더욱 나빠져 가는 고국의 소식들을 들으며 주님께 날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곳 캄보디아도 ‘WITH 코로나’를 시행하는 가운데 프놈펜에만 가정에서 자가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10,000명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해 예년 이 맘 때면 우기가 끝나고 건기를 알리는 결혼식이 각 마을에서 열려야 하는데 매일 쏟아지는 강한 비에 다들 주춤하고 있습니다. 새 빛 센터의 진입로는 걸어 다니기도,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기도 어렵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차량만 겨우 통행이 가능한 지경입니다. 저희 센터는 섬으로 고립 된지 오래이고, 센터 주변에서 마을 주민들이 그물을 치고 물고기를 잡습니다. 이렇듯 아직도 갖가지 혼란이 끝나지 않은 2021년의 마지막 계절을 맞이하며 한 해 동안 고단했던 동역자님들의 모든 삶을 주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올 한 해도 변함없이 쁘레벵 새빛 교회와 함께 동역해 주신 동역자님들의 사랑을 주님께서 기억해 주시고 갚아주시길 기도합니다. 올 한 해도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으로 복음의 행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분 한 분께 마음 다해 깊이 감사 올립니다.
2. 9월,10월,11월의 사역소식들
1)마을 방문 사역:
각 가정을 방문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삶을 나누고, 격려하고, 기도하고, 도전하는 사역들이 숨가쁘게 진행되었습니다. 10월~11월에는 2021년 학습, 세례 대상자들에 대한 성경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그 동안 배워온 말씀들을 복습하는 계기가 되었고,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는 귀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코로나로 인해 각 마을에 흩어져 있는 성도들과 예배하고 양육하는 사역이 한 동안 중단되었음에도 저들의 믿음이 식어지지 않고 때가 되어 주님과 교회 앞에 학습과 세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주님께서 저들의 마음을 만져 주셔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게 하시니 감사했습니다.
2)새 빛 센터 소식:
예년보다 길게 이어지는 우기에 각 마을의 길들과 집들이 물에 잠겼습니다. 새 빛 센터는 섬이 되었고(9월에 끝난 담장 공사는 정말 주님의 예비하심이었습니다.^^), 저희 차량 외에는 진입이 어려운 지경입니다. 르써이 쪽 마을의 에덴이네 집이 완전히 물에 잠겨 온 가족이 센터로 피신(?)을 왔습니다. 예배 시간 외에 조용하던 센터가 아침, 저녁으로 에덴이와 마까라의 웃음소리, 울음소리로 왁자지껄해져서 감사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성도들이 모여 교회와 센터 주변을 깨끗이 청소합니다. 청소를 마치고 주일 예배 준비를 마치면 함께 교제하며 한 주간 주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은혜를 나누며 기뻐하기도 하고, 형제의 아픔을 위해 함께 눈물로 간절히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간식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저는 참 행복합니다.
3)성전에서 예배하는 기쁨:
9월 첫 주부터 주일대면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전처럼 모든 성도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센터 가까운 마을의 성도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 시간에 가정별로 특송을 하는데 ‘여은 성도 가정’은 특별히 2곡을 찬양했습니다. 엄마와 딸들(9살, 6살)이 부르고 싶은 찬양이 달라 서로 고집을 하다 결국 2곡을 찬양했습니다. 열심히 말씀을 듣고, 열심히 찬양을 드리는 새 빛 성도들이 정말 귀합니다.
3. 새 빛 성도들 소식
1)쁘러훋 마을의 팥 자매님:
팥 자매님은 쁘러훋 성도들 중 가장 늦게 예수님을 믿은 자매님입니다. 팥 자매님의 둘째 딸이 저희 교회 주일 학교에서 열심히 말씀을 배우기도 했지만 그 때까지 팥 자매님은 교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2년 전부터 교회에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무엇보다 매주 개인 양육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배우는 분이셨지만, 글자를 몰라 성경책을 읽고, 찬양을 부르는 것도 쉽지 않았고, 조용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자매님이시라 말씀 공부 때 질문을 하기도 조심스러운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올 해 학습 대상자가 되셔서 다른 대상자들과 함께 공부하던 중 스스로 손을 높이 들고 간증을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이 예수님 믿기 전에 끊임없는 두통과 남편의 잦은 술주정과 자녀들이 일으키는 갖가지 문제들로 인해 매일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예수님을 믿고 난 후 말씀에 순종하여 자신의 모든 문제들을 위해 오직 예수님께 믿음으로 매일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두통이 씻은듯이 사라졌고, 남편은 술을 끊고 가정에 충실하며, 자녀들의 삶도 안정되어 매일 평안히 잠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들어주셨다고 간증했습니다.
팥 자매님의 간증의 내용도 감사하고 놀라웠지만,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아멘 소리도 잘 내지 않던 자매님께서 목소리를 높여 주님을 간증하고 찬양하는 모습을 보며 믿음이 적은 자인 선교사가 주님께서 이 곳에서 지금 일하고 계심을 인하여 가슴이 떨려 오는 시간이었습니다.
2)쁘러까 로왓의 폴라 자매님:
몸이 불편하신 폴라 자매님은 두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몸의 한 쪽이 마비가 되어 활동이 힘들었는데 주님을 믿고 매일 주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자매님을 주님께서 치료해 주셔서 이제는 느리지만 집안 살림을 직접 돌볼 수 있을 만큼 건강해 지셨습니다.
자매님의 큰 딸 뢑타(28세) 자매는 중학생이었던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이후로 갑자기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15년 가까이 집 안에 갇혀 가족이 챙겨주는 식사를 하고 그 외 시간은 허공을 향해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등 원인도 모르는 질병으로 힘들어 하는 가족들을 외면하고 폴라 자매님의 남편은 다른 마을로 떠나 버렸다고 합니다. 쁘럿까 로왓의 라이 자매님 이모이기도 한 폴라 자매님을 라이 자매님의 어머니의 전도로 처음 만났을 때 뢑타 자매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저와 남편을 강하게 경계했습니다. 이후 꾸준히 이 가정을 방문하며 복음을 전하고 폴라 자매님과 함께 뢑타 자매를 위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매주 수요예배(온라인 예배) 후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들이 각 마을의 성도들의 기도 제목을 따라 함께 연합기도를 드리는데 이 때 특별히 뢑타 자매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난 10월의 어느 날 폴라 자매님 댁을 방문해서 함께 성경을 배우는데 뢑타 자매가 살며시 제 옆으로 다가 오더니 머리를 조아리고 말씀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름을 묻자 똑똑히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제가 나이를 말하자 틀렸다며 자신의 나이를 정확하게 다시 알려 주었습니다. 뢑타 자매를 만나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인 대화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 기도를 따라 주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또박또박 드렸습니다. 너무 놀라워 함께 성경을 가르치던 달린 자매는 주일 예배를 드리며 찬양을 인도하던 중 눈물을 흘리며 이 이야기를 모든 성도들에게 간증을 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저희가 집으로 들어서자 뢑타 자매가 달려 나와 저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폴라 자매님은 뢑타 자매가 매일 확연히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 주님의 은혜로 어둠에서 빛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 가정을 위해 날마다 기도카드를 보며 함께 기도했던 성도들에게는 놀라운 기도응답의 경험이 되었고 더욱 기도에 열심을 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폴라 자매와 뢑타 자매를 완전하게 치료해 주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 폴라 자매님 가정: 말씀 공부 후 함께 기도(오른쪽이 뢑타 자매)